직접 만든 천연비누 
Handmade organic soap


2009 

3 essay paper, stainless steel frame, wood shelf , string, paper, handmade organic soap
frame: h 36.5 x w 25cm soap: h 3 x w 7 x d 10cm shelf: h 32 x w 37 x d 30cm














/물과 비누/
여름이 다가오는 어느 날, 나는 물과 비누로 샤워를 한다. 
물과 비누를 좀 더 의식하며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물을 좀 더 아껴 쓰기로, 환경을 생각해 비누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2
/인터넷 검색/
천연비누 만들기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다. 
직접 천연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 줄 수도 있고, 함께 만들 수도 있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3
/서영은과의 대화 -활동을 함께/
허브를 사고, 영은이를 만나러 갔다. 허브를 키워, 그 잎을 사용해 천연 비누를 만들 계획을 얘기하자, 
영은이는 비누 만들기 활동을 함께 해보자고 했다. 
여러 사람들이 활동 가능한 모임을 만들어 함께 비누를 만들고, 
직접 만든 천연비누를 판매하고 수익을 기부 하는 계획을 세웠다.
자신을 돕고,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이어서 좋다는 얘기를 나눴다.


4
/정신과의 대화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
여름에 있을 나의 전시에 필요한 물건을 빌리러 정신의 집에 갔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정신은 직접 만든 천연비누는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정신과 나는 이것이 멋진 일임을 얘기했다.


5
/장윤주와의 대화 -비누에서 시작되는 섬세한 즐거움/
더워지는 한 주가 시작될 때, 윤주가 작업실로 왔다. 
윤주의 음악 공연 얘기로 시작해서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비누 얘기를 했다. 
윤주의 생각이 궁금했다. 사실 윤주는 오래 전부터 비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곳을 다닐 때, 빼놓지 않고 그 곳의 비누를 사용해 본다고 했다.
비누를 사용하면서 그 장소에 대한 느낌이 완전히 다르게 변화된 적이 많았다고 했다. 
우리는 비누에서 시작되는 섬세한 즐거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6
/조금은 떨리는 마음/
생각이 대화를 이끌어내고, 대화가 계획을 만들어 내는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정말 이 계획을 잘 성취해 낼 수 있을까. 라는 조금은 떨리는 마음도 들었다.


7
/엄태성씨와의 대화 -젊은이들의 환경을 생각하는 비즈니스/
한달 반 정도 후에 있을 나의 전시에 대한 회의를 위해 달링갤러리의 태성씨와 두 번째 회의를 했다.
요즘 구상하고 있는 비누 만들기 활동과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12월부터는 서울에서도 하이브리드(hybrid) 자동차가 판매 될 것이고, 
친환경적인 삶의 방향성과 비즈니스는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친환경적인 생각이 담긴 제품들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우리 같은 젊은 이들이 환경을 생각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보았다.


8
/깜깜해진 밤에/
깜깜해진 밤에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선풍기 바람에 말리면서 생각했다. 
정말로 직접 만든 천연비누 프로젝트는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실현 가능할까? 
구체적인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9
/베모와의 대화 -비누 프로젝트의 대한 조언/
베모에게 전화를 걸어, 비누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비누 프로젝트 이름, 비누의 종류, 비누 만들기 활동의 범위, 참가자, 작업 공간,
비즈니스 실행에 필요한 재료 거래처, 판매 시장과 고객 확보, 예상 수익, 수익의 재투자, 등
머릿속의 생각들을 가장 알맞은 모습으로, 실제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베모와 이야기 하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5~6시간에 거쳐 서로 묻고 답하기를 하면서, 나는 알았다.


결국, 내가 비누 프로젝트를 통해 원하는 것은, 생각의 공유와 실천을 통한 생활의 변화였다. 
그리고 변화 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었다.
그렇다면, 비누를 통해 설계된 계획을 내가(나 혼자) 이루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이루어 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정보로써 공유하는 것이 더 맞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상적으로 사용 해왔던 비누에 대한 생각, 비누 만들기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일들, 
그리고 직접 만든 천연비누, 비누 만들기의 과정과 정보를 담은 이야기는 웹사이트에 공유될 것이다. 
이 계획은 얼마 동안 가져왔던 계획들과 같은 방향이면서도, 
더욱 나에게 어울리는 방향이어서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10
/가을날이 오는 것처럼/
생각의 뜨거운 여름날을 경험하고나니, 
오히려 머릿속은 가을날이 오는 것처럼 조금은 차분해진 느낌이 들었다. 
비누 만들기를 배우고 경험할 그 날을 담담히 즐겁게 맞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1
/황진경교수님과 비누 만들기/
황진경 교수님은 숙명여대 공예 과의 수업을 맡고 계시고, 
금속 공예 작업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반대로 형태나 컬러가 자유로운 비누를 소재로 작업하시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고 한다.
비누 만들기 시작에 앞서, 두 가지의 중요한 점을 알려 주셨다.
첫 번째, 초보적인 비누 만들기 기법이라고 해서 질이 낮은 비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좋은 질의 비누를 만드는 것은 좋은 재료의 독특한 배합이다.
두 번째, 오일을 선택할 때 자신의 느낌을 믿으라.
그 느낌을 통해 자신만의 향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누 만들기에 대한 기초 지식과 오일의 종류, 효능을 이해하고, 
향기를 체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여러 줄로 쭉 늘어선 각종 오일이 들어 있는 작은 갈색 병들.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향기를 맡아 보았다.
나는 프랑킨센스(frankincense), 티트리(tea tree), 시더우드(cedar wood) 등의 향기가 좋았고,
이 오일의 효능을 살펴보니 나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향기의 느낌을 믿으라고 했던 진경교수님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신기했다.
향기의 체험이 끝나고 실제 작업으로 들어갔다.
비누베이스를 자르고 녹였다. 녹아있는 비누베이스를 긴 스푼으로 저으면서, 
내가 첫 번째로 선택한 프랑킨센스 오일을 떨어트렸다. 오일은 비누베이스에 녹아 들었다.
오일이 잘 혼합된 비누베이스를 작고 투명한 비누 틀에 부었다.
비누 틀에 담긴 액체의 비누를 냉동실에 보관했다.
30여분이 지난 후 내가 처음으로 만든 비누를 볼 수 있었다.

생각과 대화, 대화와 실천을 통해 만들어진 나의 첫 비누이다.


2009 여름, 사이이다